도감이란 정말 지난한 작업이다.
10년을 준비해서 한권으로 나올수 있으니까 말이다.
700여 장의 초접사 사진을 분류하고,
세심하게 편집하면서 톤을 일일이 맞추고,
배열을 조정하느라 수없이 하드 디스크를 돌렸다.
텍스트는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침침해 질때까지 고쳤다.
인간 관계가 소원해 질 정도였을까?
4년째 연재 기사로 내고 있는 곤충기
작년 여름 사이에 사진과 글감 110개 출판사에 보냄. 시월에 출판사에 서 다시 리턴함
내용이 방대해서 두권이나 되는 분량이니 반으로 줄여달라ㅡㅡ
그리고 도감 형식으로 분류해서 재편집 요구ㅡㅡ
아하하
보통 사람 눈높이에 맞춰 수평적으로 쓴 글이라 이건 생각치 못한 일이다.
서로 종이 다른 곤충의 공통점을 선정해서, 인류와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사는지른 다뤄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 인간활동 모든 영역을 얘기하고 있으므로 지금껏 없던 책이라고 자부함.
지금까지의 작업을 또 다시 반복해야 해야하므로 한동안 거들떠도 안봤다.
약간 지친데다가 살짝 질리기도 했으니까.
창조는 정말 힘든 작업이지만, 편집도 그에 못잖게 어려운 일이었다.
한번 손 놓으면 다시 책상앞에 앉기가 어렵다.
내 안의 뭔가 열정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다시 뭔가가 차오르고 채워지기를 돌아오기를,
이번 겨울에 견딜수 없는 의무감이 짓누른다.
어떻거 해서든 마무리를 짓고 작품 사진을 하러 가야하리라 결심.
그래야 맘이 한갓지다.
4개월 여 두문불출. 방문을 걸어잠그고 작업. 왼손에 테니스엘보, 오른팔 오십견이 왔다.
비로서 끝이 보인다.
작업중에도 때로는 하기가 싫어 딴짓도 서너시간ㅡㅡ
뇌가 보내는 신호 쉬라는 시그널이지.
몸이 피곤하면 자야하듯이 두뇌도 놔줘야 한다.
신의 경지에 오를 인공지능도 때로 전원을 내려줘야 능률이 오른다.
그래서
모든 의미있는 창작품에는 영혼의 파편을 담겨진다.
5개월 가까이 신경을 쓰다보니 쉬어본 날이 없구나
좀이 쑤신다. 한계가 왔나보다. 알러지는도져서 얼굴 가렵고 퉁퉁 불고 집중력은 떨어지고.
21년 4월 부터
24년 4월 까지
4년간 작업했구나.
이 기간 동안 역사서이자 여행서도 출간하느라 휴가 한번 못 썼네그려.
지난 20여 년간 제주도 3박 4일 갔다온게 전부구나. 뭐가 이렇게 바빴을까?
황소걸음 출판사와
앞으로 또 몇번의 피드백을 거치며 수정작업을 할까?
문구는 또 얼마나 고칠까.
사진은 도대체 몇장을 빼고 다시 넣을까.
버스타고 오가면서 폰으로 이글을 작성하는 지금.
나, 이스톨라니.
풀벌레 이야기 도감.
길 위에서 배우는 교과서.
단칼에 끝내는 인문학 곤충기.
마이너 중에 마이너 장르.
여자들이 질색하는 벌레.
사람들이 싫어하는 곤충.
누군가에는 길잡이가 되리라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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