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필요한 사진을 구매해서 쓴다.
2024년 상반기에 나올 '풀벌레 이야기 도감'의 글을 쓰면서
옛 그림을 촬영한 사진이 한 장 필요했다.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에 연락하니 1점 사용에 20만 원 이란다.
군말 없이 송금했다.
사진을 외부에 노출하지 말라는 공문도 요구했다.
양식에 맞춰 프린트한 다음에 사인 해서 보내줬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
사람은 작은 성의에 감동 받는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마음이 상한다.
2023년 9월.
과학소년으로부터 사진을 쓰고 싶다는 메일을 받았다.
또 공짜로 이미지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인줄 알았으나...
대유동방아벌레 사진 협조를 부탁한다는 글이었다.
프로는 돈 받고 한다.
내 사진을 쓰려면 적당한 페이가 있어야 한다니까...
OK 한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작은 금전적 보상은 저작권자에게 사진을 계속할 수 있는 응원이 된다.
보통 신문사에서는 자료 사진을 사용할 때 원작자에게 30만 원 정도를 지불한다.
이런 것 마저 지급하지 않으려는 얄팍한 신문사도 있지만 말이다.
얼마전에는 한 출판사에서 사진을 쓰고 싶다고 컨택을 해왔다.
1만부 정도의 책을 내는데 여기에 내 사진 1장을 삽입하고 싶단다.
조그만 성의를 요구했다. 조그맣게 들어갈 사진이므로 몇 만원 정도를 받을 심산이었다.
변명인즉슨, 1만부나 팔리는 서적이므로 사진가를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하더라.
공짜로, 무료로, 보상없이 쓰겠다는 말이다.
내 대답은 당연히 '안된다'였다.
하다못해 문화상품권이라도 보내준다면 사용허가를 내 줄 생각이었는데
하는 말이 영 마음에 안든다.
그 정도로 많이 출간하는 책이면,
그렇게 유명한 출판사라면,
겨우 단돈 몇 만원의 지출도 할 수 없다면,
이건 저작권자에 대한 매너가 아니다. 원작자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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